스톱모션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면 한 번쯤은 방 안에 있는 물건을 이리저리 움직여 촬영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 중 모형카는 스톱모션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단골 아이템입니다. 그런 이유로 스톱모션 영상에는 카 체이싱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제가 본 영상 중에는 좋은 작업물도 많았지만, 사실 실력보다는 열정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작업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미국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든, <Micro Mayhem>이라는 제목의 카 체이싱 영상입니다. 렌즈의 심도를 조절하는 도입부터 마지막 충돌 컷에 이르기까지, 보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트래킹 촬영과 편집이 일품인 작품입니다. 박진감 넘치는 이번 작품을 보면서 이제까지 봐온 습작 수준의 카 체이싱 영상과는 어떤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엔딩에 나오는 메이킹 스틸 사진을 보면, 트래킹 촬영을 위해 소형 카메라를 사용한 것 이외에 특별히 눈에 띄는 장비가 안보입니다. 그냥 평범한 수준의 홈메이드 장비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한 것이죠.

그런데 왜 저화질의 꾸리꾸리한 영상에서 고수의 내공이 느껴질까요? 움직임이 들어간 영상은 누구나 다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움직임이 들어갔다고 해서 다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정말 실감나는 영상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