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작품은 음악을 해석한 한 편의 뮤직 비디오라고 볼 수 있는 스톱모션 영상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실험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네요. 이 작품은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음악과 영상이 만나면 얼마나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애니메이션의 거장 노만 맥클라렌(Norman McLaren) 감독은 초기작품에서 스크래치온필름(scratch on film) 기법을 사용해 생성된 사운드에 맞춰 이미지를 움직이는 시도를 한 바 있습니다. 당시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작업은 이미지와 소리에 대한 실험의 서막이자 혁명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청각적 요소를 시각화해 볼 생각은 좀처럼 하지 않던 때였으니까요. 이후 구체적인 사용기법은 달라졌어도 이처럼 사운드를 시각화하려는 실험적 시도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사실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음악은 영상의 극적인 효과를 부각시키고 관객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위 작품에서는 오히려 영상이 음악을 부각시켜주는 듯 합니다. 맥클라렌 감독이 시도한 실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나 할까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시각화하려는 노력은 어느 장르에서나 가장 창조적인 예술 행위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p.s. 우리나라에서는 Norman McLaren 감독의 이름을 ‘노만 맥라렌’이라 표기하지만 원래 발음대로 ‘노만 맥클라렌’으로 쓰는 게 맞다고 봅니다.